설계자로 일할 때는 마감 안에 도면과 모델을 완성하는 쪽에 서 있었습니다. 같은 조직의 첫 DX·AX 전담자로 돌아온 뒤에는, 그 과정에서 무엇이 반복되고 어디에 사람의 판단이 꼭 남아야 하는지를 다시 보고 있습니다.
먼저 고른 문제
약 100명 규모 조직의 사내 유일 개발자로서 업무 분석부터 개발 우선순위, 서비스 구현, 클라우드 인프라와 현업 도입까지 맡고 있습니다.
사내 업무일지 분석 결과 가장 많은 인력이 들어가는 구간은 수주 전 계획설계였습니다. 대상지 검토, 배치계획, 모델링, 조감도와 설명회 자료 제작이 이어지고, 한 사이클에 보통 2–3주가 걸렸습니다. 그래서 분리된 단일 기능 하나를 먼저 고도화하기보다 전체 파이프라인을 고려해 이 흐름을 모듈별로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한 번에 자동화하지 않은 이유
계획설계에는 생성보다 검토가 중요한 구간이 많습니다. 전체를 한 번에 맡기는 대신 각 단계를 교체 가능한 모듈로 나누고, AI가 초안을 만들거나 1차 평가한 뒤 설계자가 최종 판단하는 Human in the loop 흐름으로 구성했습니다.
조감도 제작에서는 직원마다 달랐던 프롬프트를 정리하고 단순 반복에 소요되는 시간을 Evaluation 에이전트로 단축했습니다. 이미지 생성과 LLM/VLM의 1차 평가는 자동화하되, 사용자가 결과를 검토해 최종 이미지를 선택합니다. 선택 결과와 재생성 여부와 사용자 평가를 저장하고 자기개선에 반영해, 결과물뿐 아니라 Evaluation 에이전트 개선에 필요한 데이터도 남기도록 했습니다.
조감도 생성 프로세스 중 또 다른 병목은 3D 모델링 단계였습니다. 배치계획이 완료되면 배치계획에 맞게 모델링을 올려야 하지만, 3D 툴에 대한 직원 간 숙련도 차이가 크고 난이도 대비 절대적인 소요시간이 길다고 판단해 모델링 자동화를 진행했습니다. 배치도를 DXF 기반으로 입력받아 층수 인식, 위치 좌표 추출처럼 코드로 처리 가능한 작업을 수행한 뒤 그 결과를 3D 모델링 툴에 올리는 MCP 기반 모델링 에이전트를 개발했습니다.
AI보다 먼저 필요했던 기반
업무 대화와 자료가 회사 자산으로 쌓이지 않으면 이후의 업무 시스템이나 지식 검색도 연결하기 어렵습니다. 기존 사내 메신저는 없었고 개인 메신저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어 사내 지식을 데이터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Microsoft 365, Teams, Outlook 도입을 맡아 제품과 계약 조건을 비교했고, 정가 대비 약 15%의 비용 절감 조건을 확보했습니다. 회사 계정에 자료가 남도록 구성하고 향후 업무일지와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과 함께 구성될 사내지식검색 체계를 설계했습니다.
사내 서비스는 FastAPI와 Next.js로 구성했습니다. Terraform으로 GCP의 Cloud Run, Cloud SQL, GCS, Secret Manager를 관리하고, GitHub Actions와 WIF/OIDC를 이용한 키리스 CI/CD를 구축했습니다.
지금의 상태
계획설계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고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다만 하나의 모듈만으로도 업무 단축 효과가 있고, 전체 로드맵을 반영해 차츰 AI 기반 업무 환경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현업의 선택과 피드백이 실제로 쌓이는 순서에 맞춰 모듈을 연결하고 있습니다.